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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함은 마치 홍수와 같아서 추적추적 내리다가
어느덧 나를 잠식한다. 이때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10/2 수요일. 여느 때처럼 출근했고, 시시콜콜한 아침 인사를 나눴다. 슬랙에는 비정한 공지 하나. [공문] 희망퇴직 및 비상경영체제 안내
스타트업이니 그럴 수 있다. 지만. 우리는 우리에게 약 1년이 남아있다고 굳건히 믿었으며, 성장(Growth)을, 그 흐름을 느끼고 있었기에 온 세상이 뿌옇게 변했다. 티메파크 사태에도, 우리와 닮은 알렛츠 기사에도 그는 우리에게 시간이 남았다고. 힘들어도 나아가자고 했고, 난, 아니 우리는,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은 것뿐이다.
원망은 미뤄두고 현실을 본다. 내게 수많은 문이 주어졌다. 언제, 어디를 두드려야 할까. 나를 환대해 줄까.
2022년 4월 19일에 적은 글을 꺼냈다. ‘진정성을 잃지 말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신뢰를 얻는다. 예술가 또는 장인이고 싶다. 일의 주체가 나인 삶을 살고 싶다.’
왜 싱숭생숭할까. 단순한 불안이 아니다. 여전히, 뿌옇게 세상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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