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개인 공간? 요즘은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사는 사람들도 많으니.. 카페가 될 수도 있겠네요. 창작하는 사람들에게는 모두 한 번씩은 꿈꿔봤을 만한 열망이 하나 있습니다. 저도 아주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일이지만, 완전히 이루어 본 적은 한번도 없어요.
출처: '나 혼자 산다' 경수진 편
바로 자신의 ‘작업실’을 꾸려나가는 일입니다. 거창하게 말해 작업실이지 사실 이는 서재나 스튜디오가 될 수도 있고, 녹음실이나 공방의 형태가 될 수도 있어요. 어떤 형태이든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며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 이를 ‘작업실’이라 부를 수 있겠죠. 저는 사실 '아틀리에(Atelier)'라는 표현을 더 선호한답니다. 프랑스어로 ‘예술가의 작업실’을 의미하는 단어예요.
제가 저만의 아뜰리에를 꿈꿔왔던 것은 이 작품에서부터였어요.
앙리 팡탱라투르, 바티뇰의 아뜰리에, 1970, 204X273.5(cm)
앙리 팡탱라투르의 ‘바티뇰의 아뜰리에’입니다. 그는 19세기, 네덜란드에서 유행했던 초상화와 정물화에 두각을 드러냈던 화가입니다. 또한 인상파가 화단에서 인정받기 전 마네, 르누아르 등의 화가들에게 많은 지지를 보냈던 인물이기도 해요.
그림에는 마네와 르누아르, 모네, 바지유 등 제가 선망했던 여러 인상파 화가들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조금은 어둡고 묵직한 기운이 감도는 작업실에서 그들의 열정과 앞으로의 의지를 나누는 모습이 어렸을 적 저에게는 멋있어 보였던 것 같습니다.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의 영광스러움에 비교할 만한 이 거대한 집단 초상화가 1870년 살롱에 전시되자마자, 신문기자들은 이 그림이 마네를 향한 지지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문학과 미술에 관한 주제를 가지고 예술의 새로움에 대해 열렬히 토론하던 바티뇰 거리의 카페 ‘게르부아’ 단골들이 스캔들로 이름을 날린 화가 마네의 곁에 모여있다. 팡탱 라투르는 상상으로 그려진 아틀리에에서 이젤 앞에 앉은 친구 마네에게 중요한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이렇게 작업실이란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으며, 주변 지인들과 함께 영감을 나눌 수 있는 곳’ 이라는 의미가 제게 명명되었습니다.
영화 ‘러브&드럭스’는 가벼운 연애만 골라하는 제약회사 영업사원인 제이미, 그리고 루게릭 병을 판정받고 얼마 남지 않은 자유로운 자신의 몸과 삶을 만끽하는 메기의 로맨스를 그린 영화입니다. 마냥 가벼운 19금 로맨틱 코미디 영화일 거라고만 생각하고 시작했다가 여운만 듬뿍 남기고 간 저의 인생영화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제가 갑자기 이 영화를 왜 소개해드리고 있냐면요.
출처: 영화 'Love&Drugs' 속 한 장면
바로 메기의 집 때문입니다. 상가 건물을 개조한 형태로 방이 따로 없는 개방형의 단일 공간이 저에게는 참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메기는 집을 작업실처럼 여기기도 하고 제이미와 함께 애틋한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집과 작업실은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 입니다만, 이것은 영화이니까요!
출처: 영화 'Love&Drugs' 스틸 컷
어떠신가요? 누군가에게는 너무 비효율적인 공간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저는 마냥 좋네요.
‘효리네 민박’을 기억하시나요?
지금은 이주했지만, 효리네 민박을 촬영했던 이효리 님의 지난 제주도 집에서도 2층은 이런 단일형 공간의 형태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욕실이 따로 분리되어 있지 않았고, 화장실도 따로 문이 없어 파티션을 세우고 생활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거든요. 찾아보니 이 제주도 집은 현재는 ‘소길별하’라는 애월소품샵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하네요.
출처: JTBC '효리네 민박'
이렇게 저는 메기의 집처럼, 효리네 민박처럼 단일한 공간에 작업실을 꾸려 창작을 하고 지인들과 영감을 나누고 싶은 열망이 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꿈꿔왔던 자신만의 공간이 있나요? 그렇다면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나요?
“나에겐 해당되지 않는 일이야. 나에겐 공간을 바꿀 여유가 없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그 사람의 공간이 곧 그 사람을 나타낸다는 말이 있잖아요. 우리 모두 자신의 ‘삶’을 잘 꾸려나가고 싶은 욕심이 있는 사람들이니 지금이라도 주변을 한번 살펴보자고요. 지금 이 공간이 나를 보여주고 있나? 아니라면 천천히 지금 사용하고 있는 물건부터라도 조금씩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쯤에서 가볍게 인스타 계정 하나만 ‘툭’ 던지고 마무리해볼게요!
혼자 사는 1인 가정의 잘 가꿔놓은 ‘공간’을 소개하는 계정입니다. 혹시 인테리어에 관심 있거나 자신의 공간을 잘 꾸려나가고 싶은데 센스가 없다, 잘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그게 아니더라도 가끔 들려서 센스 있는 공간 하나 보기만 해도 얼른 내 공간도 잘 꾸려봐야지! 하는 영감도 받을 수 있을 것 같네요.
공간의 주인도 함께 태그 되어 있어 꽤 흥미로운 구석이 많은 계정이니 한번쯤 마실 가듯 둘러보시길 권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