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제를 생각하며 딱 떠오르는 일이 있었어요.
최근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면서, 제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되었거든요.
처음 그 조직에서 느낀 감정은 딱 하나였어요.
“참 이상하다.”
‘무관심’과 ‘배려’가 공존하는 곳이었습니다. 단어만 보면 직장 생활할 때 너무 좋은 곳 아니야? 하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배움이 필요한 ‘신입’, 낯 가리는 ‘이방인’으로 처음 회사 생활을 시작했거든요.
이 사람들, 섬세하고 배려심은 참 깊은데 나한테 너무 무관심한 것 같다-
가끔은 저를 무시하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이 이야기를 지인에게 털어놓았더니, 단호하게 말하더라고요. “야, 너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너무 오만한 거 아니야? 누가 누굴 무시해. 그 사람들도 네가 어색하겠지.” (좋은 지인이죠? 저는 이렇게 객관적으로 싫은 말 해주는 지인을 아낀답니다.)
지난 저의 태도를 다시 복기해 봤어요. 그리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내려놓고 먼저 다가가기 시작했죠. 그러고 나니 안 보이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아, 나도 누군가에게 무시하는 것처럼 보였을 수 있겠구나. 나는 끝맺음을 잘 못하는구나. 그들에게는 무례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다. 하고요.
왜, 그런 말도 있잖아요. 무시는 상대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해석일 수도 있다는 말이요.
사실 이번 주제를 보고 처음엔 요즘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태도인 ‘현명한 무시’ 등에 대해 써보고 싶었습니다. 불필요한 감정을 무시하는 법, 불편한 관계를 거리 두는 법 같은 거요.
그 이야기는 무주, 조이 에디터가 잘 다뤄주신 것 같아 저는 저만의 경험을 꺼내봤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누군가의 ‘무관심’에 혼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는 않나요? |